옛 것과 새것은 대등하다 그 어느 해보다 비장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어요. 올해는 어느 해보다 지혜롭고 무탈한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기분을 바꿔서 여행 이야기를 해볼까요? 전 세계 항공편과 호텔 예약을 전문으로 하는 검색 엔진 ‘스카이 스캐너’가 한국 여행객을 대상으로 2025년 선호하는 여행지를 조사했다고 합니다. 결과는 조금 의외라고 할까요? 대만의 타이난이 1위로 선정됐으니까요. 그만큼 타이난의 매력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일본의 오카야마와 베트남의 푸꾸옥 등이 그 뒤를 이었고요. 타이난은 망고처럼 생긴 대만의 남부에 위치하고 있어요. 대만이라는 나라는 타이난으로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죠. 최초의 수도가 있던 곳이라 역사 유적지와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남아있어요. 가장 먼저 개발된 곳이지만 지금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옛 도시라는 사실이 아이러니하죠. 타이난은 죽은 남자친구를 찾아 과거로 타임슬립을 하는 드라마 ‘상견니’의 배경이 된 도시이기도 하죠. ‘너가 보고 싶어’라는 뜻의 상견니는 대만은 물론 최근 중국에서 엄청난 인기몰이를 했어요. 상견니 촬영장소 Ⓒkkday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220년간 수도였던 타이난으로 가볼까요? 최근 타이난은 예술의 도시로 부상하고 있어요. 대체불가한 거리는 예술적 영감을 불러일으키죠. 타이난의 개성 있는 거리로는 신농 거리(Shennong Street), 정싱 거리(Zhengxing Street), 푸중지애(Fuzhong Street)가 대표적이에요. 여기에 2019년에 오픈한 시립미술관 2개 건물은 타이난을 방문하는 새로운 이유가 되고 있어요. 신농거리 Ⓒbearlovefood 같은 시립미술관이지만 두 개 건물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요. 1관은 1931년에 아르데코 형식으로 지어진 건물이에요. 아르데코 형식의 특징은 직선과 곡선의 규칙적인 배열과 대칭 구조예요. 1920년에서 1930년까지 유행했던 양식이죠. 이 건물은 1998년 타이난의 사적지로 지정되었어요. 2011년까지 경찰서로 사용되다가 리노베이션을 거쳐 시립미술관 1관으로 거듭났어요. 최소한의 리노베이션으로 원형의 외부와 내부의 아르데코 양식을 보존하고 있어요. 이 건물에는 자연의 유산이 있어요. 안뜰에서 거대한 반얀트리(혹은 벵골보리수나무)를 볼 수 있거든요. 타이난 시립미술관1 Ⓒ타이난 시립미술관 공식홈페이지 Ⓒ타이난 시립미술관 공식홈페이지 안뜰 반얀트리 Ⓒbearlovefood 2관은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가인 반 시게루가 설계했어요. 아이티, 르완다, 뉴질랜드 등 재난 지역으로 달려가 비용 효율적인 종이 건축물을 지어 프리츠커 상을 받은 반 시게루는 타이난 시립 건물관을 기하학적인 구조로 설계했어요. 봉황 꽃을 모티브로 오각형의 외관을 완성했죠. 왜 반 시게루는 시각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선택했을까요? 그는 지역의 특징을 고려했던 거예요. 빛을 설계한다고 할까요? 타이난은 일 년 내내 강한 일조량으로 쉽게 더워져요. 건물 전체에 자연스러운 그늘을 만들기 위해 대형 철골로 ‘프랙탈 셰이딩’을 개발했어요. 프랙탈은 작은 구조가 전체 구조와 비슷한 형태로 끝없이 반복되는 기하학 형태를 말해요. 우리는 나뭇잎 구조에서 프랙탈 구조를 쉽게 만날 수 있죠. 강한 햇빛은 프랙탈 구조를 만나 삼각형의 별 그림자로 부서져요. 자연스럽게 그늘을 드리우면서 산책을 가능하게 하죠. 타이난 시립미술관 2 Ⓒdesignboom Ⓒ반 시게루 공식홈페이지 Ⓒ반 시게루 공식홈페이지 Ⓒ반 시게루 공식홈페이지 경찰서였던 1930년대 아르데코 건물과 프랙탈 구조의 복잡한 지붕을 올린 모던한 건물. 타이난의 시립 미술관은 형태적으로 자유로워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예술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고요. 이 안에서 디지털 아트와 설치 작품, 조각,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만날 수 있어요. 옛 것과 새것. 새것도 곧 과거가 될 테니 어느 것도 더 가치 있다고 할 수 없죠. 우리에게도 획일적이지 않은 이런 부조화가 더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dezeen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언니들의 여행법2 / 최예선 심혜경 손경여 김미경 공동 저 번역가, 출판 편집자, 작가, 프로그래머 등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진 네 명의 언니들이 대만 전역을 여행하며 쓴 에세이에요. 취향도, 성격도 다른 여자들이 만들어가는 여행은 예상치 못한 이야기들로 넘쳐나죠. 대만의 역사가 시작된 타이난부터 달콤한 스위츠가 기다리는 타이중, 비현실적으로 거대한 호수가 있는 르웨탄, 타이베이까지 대만을 꿰매고 다니며 방랑 같은 여행이 펼쳐져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designboom.com/architecture/shigeru-ban-tainan-art-museum-pentagonal-roof-canopy-taiwan-12-19-2019/https://www.tnam.museum/https://shigerubanarchitects.com/works/cultural/tainan-art-museum/https://lohanpush.com/2020/11/15/tnam/https://www.dezeen.com/2020/01/30/photos-shigeru-bans-tainan-art-museum-building-architecture/https://bearlovefood.com/blog/post/2020%E7%A5%9E%E8%BE%B2%E8%A1%97%E8%8A%B1%E7%87%88%E5%B1%95-%E6%87%B7%E8%88%8A%E6%8F%90%E7%87%88%E7%B1%A0%E9%81%8E%E5%85%83%E5%AE%B5%E6%AD%B7%E5%8F%B2%E8%80%81%E5%AE%85%E5%A4%A7%E7%B4%85%E7%87%88https://www.kkday.com/ko/blog/12683/asia-taiwan-taiwandrama-someday-or-one-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