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바흐하우스 스케치 / (C)노만 포스터 미술관에 숨은 주인공들 독일 뮌헨은 축구, 자동차, 맥주로 유명하지만 예술의 도시이기도 해요. 14개 이상의 미술관과 박물관이 밀집되어 있는 문화예술 특구, ‘쿤스트아레알(kunstareal)' 을 방문하면 뮌헨이라는 도시가 예술이라는 프레임으로 다시 보일 거예요.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피렌체풍의 노란색 건물이 눈길을 끄는 ‘렌바흐하우스’에요. 뮌헨 시립 미술관이죠. 지금의 렌바흐하우스를 있게 한 두 명의 숨은 주인공 이야기를 해 드릴게요. 렌바흐하우스 어디에도 나와있지 않은 미술관 속과 겉 이야기예요. 렌바흐하우스 렌바흐하우스는 19세기 뮌헨에서 활동했던 화가 ‘프란츠 폰 렌바흐’의 화실이었어요. 그의 사후, 뮌헨 시에서 사들여 뮤지엄으로 개장했고요. 이곳은 바실리아 칸딘스키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해요. 첫 번째 주인공이 여기서 등장합니다. 칸딘스키가 아니라 바로 칸딘스키와 연인 관계였던 ‘가브리엘 뮌터’예요. 러시아 출신의 칸딘스키는 법학, 경제학을 공부하다 모네의 작품으로 충격을 받았어요. 화가로 전향하게 된 계기가 됐고요. 가브리엘 뮌터 / 칸딘스키 작품 독일 뮌헨으로 유학 온 칸딘스키는 이곳에서 가브리엘 뮌터를 만납니다. 예술적 동지였던 둘은 곧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고요. 이미 유부남이었던 칸딘스키는 1차 세계대전 발발로 러시아로 향하면서 결혼을 약속해요. 그러나 배신을 하죠. 러시아에서 32살 연하의 여인과 재혼을 하거든요. 그리고 뮌터에게 뮌헨에 남겨져 있는 자신의 드로잉 작품을 보내 달라고 요청합니다. 화가로서의 칸딘스키는 위대하지만 인간 칸딘스키는 좀 뻔뻔하다고 할까요? 칸딘스키의 작품을 보내면서 뮌터는 정신적 충격의 보상으로 일부 작품을 보관합니다. 그리고 나치 정권으로부터 그의 작품들을 지켜내고요. 40년간 그림을 그려온 뮌터는 칸딘스키의 작품들을 렌바흐하우스에 기증해요. 그 덕분에 렌바흐하우스는 바실리아 칸딘스키의 상설 전시를 열 수 있게 됐어요. 칸딘스키가 수장이었던 당시 청기사파의 작품도 다수 기증했고요. 칸딘스키는 프란츠 마르크와 주축이 되어 청기사파를 만들죠. 거칠게 소개하면, 청색을 사랑한 칸딘스키와 말을 사랑한 마르크가 푸른 말을 탄 기사를 이름으로 붙인 거예요. 이후 청기사파는 현대 추상예술의 선구적인 역할을 하고요. 칸딘스키 작품 / (C)마블로켓 다시 렌바흐하우스로 돌아가면, 칸딘스키의 연인이자 동지였던 가브리엘 뮌터가 있었기에 청기사파 작품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장한 지금의 렌바흐하우스 미술관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전시실 / (C)마블로켓 미술관 내부 두 번째 비하인드 주인공은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에요. 2차 대전의 여파와 풍파로 리노베이션이 불가피해진 렌바흐하우스는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에게 맡겨졌어요. 리노베이션은 노먼 포스터 같은 거장 건축가에게도 쉽지 않은 숙제였을 거예요. 뮤지엄을 리노베이션 하는 것은 역사적인 연속성과 혁신성을 둘 다 보여줘야 하니까요. 안뜰 안뜰 / (C)마블로켓 노먼 포스터에 의해 증축된 새 건물은 자연스럽게 옛 건물에 녹아들었어요. 알루미늄 구리 합금의 튜브로 만든 새 외벽은 기존의 황토색 외벽과 자연스럽게 연결됐거든요. 거리에서도 보이는 사랑스러운 렌바흐하우스 안뜰은 관람객들을 위한 정원으로 복원되었고요. 리노베이션의 주요 포인트는 로비예요. 새 개 층이 뚫려 있어 개방감을 줄 뿐 아니라 로비 천장에는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의 작품인 대형 ‘회오리’가 설치되어 있어요. 실내로 들어온 빛이 굴절되어 스펙터클한 색으로 빛나고 있죠. <회오리> / 올라퍼 엘리아슨 피렌체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기존 건물의 황토색을 해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공간을 확장하고 새로운 관람 동선을 제공한 것. 여기서 멈추지 않고 빗물을 재활용하고 조명의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등 지속가능성까지 고민한 것이 놀라워요. 미술관은 미술을 보러 가는 곳이지만 미술관 자체에도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 마침 노먼 포스터의 전시가 7월 21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다고 해요. 하이테크 건축물로도 유명하지만 자연과 공생하는 유기체로서의 건축물을 지향하는 노먼 포스터의 세계관을 만날 수 있겠네요.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뮌헨 / 박종호 저 뮌헨은 독일에서 베를린, 함부르크 다음으로 큰 도시예요. 김민재 선수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 덕분에 축구로 유명한 것은 많이 알려져 있죠. BMW의 본고장이자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맥주의 도시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뮌헨이 문화예술의 도시라는 것을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고대 조각 미술관, 알테 피나코테크, 노이에 피나코테크, 모던 피나코테크 등 거대한 미술관들이 시내에 몰려 있어요. 책이나 온라인에서 봤던 거장들의 작품들도 많고요. 클래식 음반 전문 ‘풍월당’의 박종호 대표가 쓴 이 책은 뮌헨을 문화예술의 도시로 소개하고 있어요. 잘 몰랐던 뮌헨을 전문가의 시각으로 만날 수 있는 귀한 책이에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fosterandpartners.com/projects/lenbachhaushttps://www.archdaily.com/370465/lenbachhaus-museum-foster-partnershttps://herburg-weiland.de/work/lenbachhaushttps://divisare.com/projects/230273-foster-partners-lenbachhaus-museumhttps://www.artsnculture.com/news/articleView.html?idxno=1437https://www.canvasprintsaustralia.net.au/exploring-the-creative-genius-of-wassily-kandins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