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플라워 쇼가 전하는정원의 힘 계절을 느낄 수 있는지 여부가 번아웃의 지표가 될 수 있대요. 반대로 생각하면 계절감은 그만큼 우리에게 힐링의 요소이자 에너지원이 될 수 있고요. 초록으로 짙어진 나무들과 꽃들에게 우리는 봄과 여름의 계절감을 선물 받는 셈이에요. 꽃과 나무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영국 런던의 ‘첼시 플라워 쇼’를 소개해 드릴게요. 영국 왕립원예학회가 주관하는 이 축제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죠. 매년 5월 마지막 주에 5일간 열리는데, 157,000명이라는 인원 제한으로 해마다 조기 매진이 된다고 해요. 첼시 플라워 쇼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화려하고 희귀한 꽃들을 볼 수 있는 것 그 이상이에요. 다양한 테마로 디자인된 정원을 볼 수 있거든요. 그만큼 첼시 플라워 쇼가 개막하기 전까지 준비 과정이 길어요. 참가할 디자이너를 공모하고, 선발된 정원 디자이너들에게 실제 정원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거든요. 모든 정원이 완성되면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해 최고의 정원을 선정하고요. 관람객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그 이후예요. 첼시 플라워 쇼는 마치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하는 작가처럼 조경 디자이너들의 등용문인 셈이에요. 첼시 플라워 쇼 2024 총 다섯 종류의 상이 있는데요, 그중 ‘쇼 가든’은 22x10 미터로 규모가 가장 크고 작가의 세계관을 볼 수 있어요. 2023년 베스트 쇼 가든은 우리나라 황지해 작가가 <백만 년 전의 편지> 작품으로 금상을 받았어요. 1500여 종의 지리산 약초를 가져와 약초 군락을 재현한 작품이에요. 바위들의 갈라진 틈 속에는 식물과 꽃들을 배치함으로써 ‘바위가 수백만 년 동안 품어 온 지속적인 사랑’의 모습을 섬세하게 구현했어요. 마치 백만 년 전의 바위와 식물들이 우리에게 보내온 특별한 편지처럼요. 찰스 3세를 비롯한 영국 인사들에게 극찬을 받았고요. 쇼 가든의 작품들을 보면 정원이라는 세계가 얼마나 넓은 지, 정원이 얼마나 많은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 놀라게 돼요. 백만 년 전의 편지 / 황지해 2023 백만 년 전의 편지 / 황지해 2023 2024년 올해 베스트 쇼 가든 금상은 영국의 디자이너, 울라 마리아에게 돌아갔어요. 제목은 ‘근이영양증 산림욕장’이에요. 근이영양증은 근육이 위축되어 몸을 움직이기 어려운 병이에요. 울라 마리아는 환자들이 병원 밖에서 쉴 수 있는 장소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원에 대한 아이디어를 냈어요. 고대 일본의 삼림욕에서 영감을 받아 40그루의 자작나무를 심었어요. 정원 중앙에는 지름 2m의 도기를 배치했고요. 도기 속 물에 비치는 나무 그림자와 작게 일렁이는 물결은 영혼에 위로가 되어줄 것 같아요. 근이영양증 산림욕장 근이영양증 산림욕장 근이영양증 산림욕장 근이영양증 산림욕장 근이영양증 산림욕장 쇼가든 부문의 또 다른 금상은 ‘워터에이드 가든(WaterAid Garden)’에게 주어졌어요. 산림욕장 콘셉트와는 또 다른 접근이요. 물 공급과 위생을 위한 국제 비정부 기구인 워터에이드의 후원을 받아 톰 매시와 제 안 두 디자이너의 작품인데요, 빗물을 모을 수 있는 깔때기 형태의 강철로 만든 파빌리온이 특징이에요. 높낮이가 다른 정원에 생물 다양성을 구현할 수 있어요. 정원의 저지대에는 물이 많이 필요한 식물을, 고지대는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 식물을 가꿀 수 있으니까요. 워터에이드 가든 워터에이드 가든 워터에이드 가든 워터에이드 가든 첼시 플라워 쇼는 늘 사람들에게 기대 이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정원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기도 하고, 환경 문제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기도 하죠. 정원은 전 세계의 인류가 자연을 즐기는 방법이었죠. 사회적 이슈, 미학, 치유, 자연의 다양성을 느낄 수 있는 정원. 지금 이 계절을 더 소중히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정원가의 열두 달 / 카렐 차페크 '인간은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딛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작은 화단 하나는 가꾸며 살아야 한다'. 체코 출신의 저자 카렐 차페크의 말이에요. 100년 넘은 지금까지도 정원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책이고요. 열 두 달 동안, 정원가의 마음속에 일어난 일들을 솔직하고 위트 있게 표현했어요 '축축하고, 딱딱하고, 척박한 흙을 썩었다고 치부하지 말라. 과연 그 존재가 인간의 영혼에 깃든 잔인함과 사악함만큼 추하랴.' 어때요, 이 책 궁금하지 않나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rhs.org.uk/https://www.gardensillustrated.com/chelsea/wateraid-garden-guidehttps://www.houseandgarden.co.uk/article/chelsea-flower-show-winners-list-2024|https://www.rhs.org.uk/shows-events/rhs-chelsea-flower-show/Gardens/2024/wateraidhttps://jihaeh.com/ko/a-letter-from-million-years-past/https://www.timeout.com/london/news/chelsea-flower-show-2024-tickets-dates-and-how-to-watch-on-tv-052024https://www.visitlondon.com/things-to-do/event/18219357-rhs-chelsea-flower-sh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