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로 들어가는 입구TWA호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브랜드들은 많죠. 그러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가 기적처럼 부활한 브랜드도 있어요. 미국의 대표적인 항공사였던 ‘TWA’ 이야기에요. 팬암과 함께 1960년대 전성기를 누렸던 TWA항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제 많지 않을 거예요. 충돌과 폭발 등의 악재 그리고 911 테러 이후 항공 수요가 급감하면서 2001년 아메리칸 항공에 합병됐거든요. 20년 전에 사라진 TWA라는 이름이 다시 등장한 것은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 제5터미널, 예전 바로 그 자리예요. 그러나 항공사가 아니라 호텔로 나타났죠. TWA라는 이름과 빨간색 로고를 그대로 쓴 채.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TWA 항공사의 전성기였던 1962년. JFK 공항에 플래그십 터미널인 TWA Flight Center를 오픈했어요. 이곳의 디자인을 맡은 건축가는 핀란드 출신의 미국 건축가, 에로 사리넨이었고요. 에로 사리넨은 당시 공항 터미널이 여행의 흥분을 주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유기적인 형태의 대담한 터미널을 설계했어요. 날아가는 새처럼 자유로운 곡선의 TWA터미널은 JFK공항의 랜드마크가 됐죠. 파격적이고 인상적이었으니까요. 그러나 TWA의 파산으로 제5터미널은 오랫동안 비어있었어요. 재생의 기회는 조금씩 찾아왔죠. JFK공항의 노후화를 해결하기 위해 부동산 개발업체인 모스 디벨롭먼트와 호텔 브랜드를 운영하는 MCR의 합작으로 2019년, 공항 내에 유일한 호텔인 TWA 호텔이 탄생하게 됐어요. 512개 객실을 가진 퍼스트 클래스 호텔로요. TWA호텔은 TWA 이름이 가장 화려했던 1962년에 머물러있어요. TWA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경험가치는 ‘1960년대로의 시간여행’이에요. 그리고 TWA가 항공사로서 가졌던 브랜드 자산을 고스란히 복원했어요. 당시의 로고, 서체, 레드의 아이덴티티 컬러, ‘코니(Connie)’라는 이름의 60년 된 TWA 비행기까지요. 코니(Connie) TWA호텔을 한번 방문해 볼까요? 호텔 리셉션은 공항의 체크인 카운터의 형태에요. 로비에는 출발과 도착 등 항공편 정보가 표기된 오리지널 기계식 플립 보드를 볼 수 있어요. 인테리어 콘셉트는 1960년대 뉴트로에 맞춰져 있어요. 1960년 리버풀에서 결성된 비틀즈의 노래가 흐르기도 하고, 앤틱 자동차와 코카콜라 자판기, 복고풍 포스터로 디테일하게 과거를 재현했어요. 체크인 카운터 호텔 로비 기계식 플립 보드 체크인을 하고 객실로 이동하는 긴 복도는 어디선가 본 듯한 장소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세기의 사기꾼으로 나오는 영화 <Catch me if you can>의 촬영 장소거든요. 파일럿으로 위장한 디카프리오를 FBI 요원인 톰 행크스가 미행하던 바로 그 장면이요. 객실로 가기 전에도 즐길 것은 여전히 많아요. 파일럿과 승무원의 유니폼이 전시되어 있는가 하면 선큰 라운지에서 활주로를 내다보며 ‘여행의 흥분’을 즐길 수 있죠. TWA호텔을 설계한 에로 사리넨은 건축 디자이너이자 가구 디자이너이기도 해요. 선큰 가든을 채우고 있는 레드와 화이트의 놀(Knoll) 튤립 의자는 바로 그의 작품이기도 하죠. Catch me if you can 에로 사리넨의 튤립 의자를 볼 수 있는 'Paris cafe' 이제 객실을 들어가 볼게요. TWA 호텔 객실이 주는 가장 차별적인 경험은 바로 활주로 뷰가 아닐까요?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것을 통유리로 관망할 수 있는 즐거움은 이곳 아니면 누릴 수 없으니까요. 비행기 엔진 소음은 애초에 차단했어요. 4.5인치 두께의 특수 유리가 노이즈 캔슬링을 해줄 테니까요. 객실에도 1960년대를 끌고 들어왔어요. 지금은 볼 수 없는 다이얼식 검은 전화기가 놓인 테이블, 레트로 풍의 어메니티는 호기심을 자극하죠. 향수를 불러일으키거나 낯선 빈티지 감성을 불러일으키거나. ‘호캉스’를 즐길 호텔 기준의 1순위가 수영장이라고 해요. TWA호텔 루프탑에 있는 인피니티 풀은 활주로 한복판에서 수영하는 듯 사방이 개방되어 있어요. 공항 한가운데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모습을 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건 특별한 경험이 될 거예요. 특별한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면 실외의 비행기 ‘코니’에 탑승하면 돼요. 대통령 전용기였던 이 비행기는 멋진 칵테일 바로 변신했으니까요. 기존에 탑재되어 있던 네비게이션 시스템과 비상장치인 밧줄 등으로 디테일한 실재감을 살렸어요. 인피니티 풀 칵테일바로 변한 코니(Connie)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브랜드가 이렇게 화려하게 부활한 건 흔치 않은 사례죠. 가장 큰 성공 이유는 역사적인 장소에 오리지널 정체성을 살린 것이 아닐까요? TWA의 오리지널 로고, 60년대를 비행했던 항공사 재현, 과거로의 여행. 부드럽게 휘감는 자유로운 곡선의 날갯짓. 어쩌면 1962년 이 터미널을 설계했던 오리지널 크리에이터에게 다시 호텔의 리디자인을 맡긴 것이 신의 한 수일지도 모르겠네요.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나는 브랜딩을 호텔에서 배웠다 / 정재형 150개의 호텔을 직접 경험했다는 저자의 말이 후킹 요소인 이 책은 단순한 호텔 경험담이 아니에요. 수익을 내는 브랜딩 법칙을 호텔 사례로 본 책이죠. 1박을 하는 동안 호텔에 머무르는 시간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지만, 우리는 호텔에 수십만 원 에서 수백만 원까지 쓰죠. 호텔은 짧은 시간 안에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장치를 숨겨두고 압죽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요. 흥미로운 호텔 사례들이 실려있어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mcrhotels.com/hotels/twa-hotel/https://www.twahotel.com/https://www.twahotel.com/https://www.nytimes.com/2018/02/06/realestate/commercial/twa-terminal-jfk-airport.htmlhttps://samchui.com/2019/08/10/review-twa-hot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