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리츠커 수상자가 설계한발코니가 있는 초등학교 코야스 초등학교 ‘프리츠커 상’은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이에요. 하얏트 재단을 소유하고 있는 시카고의 프리츠커 가문이 건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고 건축계에 더 큰 창의성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의도로 1979년 제정했어요. 단지 하나의 건축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가의 작업세계를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상이라고 해요. 유현준 교수는 ‘프리츠커 상은 단순히 한 건축가가 받는 상이라기보다는 건축가가 활동하는 나라의 문화 수준에 주는 상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죠. 매년 3월에 수상자를 발표하는데, 올해 53번째 프리츠커 상은 일본의 야마모토 리켄(Riken Yamamoto)에게 돌아갔어요. 일본의 9번째 수상이고, 이로써 일본은 가장 많은 수상자를 배출한 나라가 됐죠. Riken Yamamoto 야마모토 리켄의 건축은 역대 프리츠커 수상자의 작업들과 비교했을 때 다소 평범해 보여요. 그가 프리츠커 상을 받게 된 배경이 더 궁금할 수밖에요. 야마모토 리켄은 우리나라에도 강남보금자리 주택 지구 3단지(LH3단지)와 판교의 타운하우스(월든힐스 2단지)를 설계하기도 했어요. ‘공간을 인식한다는 것은 전체 공동체를 인식한다는 것’이라는 철학을 가진 리켄은 함께 모여 사는 사람들은 공간을 공유해야 한다는 ‘지역사회권’ 개념을 주장해요. 아파트 현관문을 통유리로 만들거나, 이웃 간의 연결을 위해 공용 공간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서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주거민들의 불만도 많았다고 해요. 그러나 10년이 지나서 월든힐스 2단지 아파트 주민들은 리켄에게 감사편지를 보냈다고 해요. 그의 의도가 제대로 작동하게 된 거죠. 월든힐스 2단지 야마모토 리켄은 스스로도 ‘디자인 측면은 약할지 몰라도 주변의 환경, 지역 공동체, 현대 사회의 상황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것에 더 주목한다’고 했어요. 그러나 그의 건축은 절대 평범하지 않아요. 그가 건축을 통해 던지는 일관된 메시지는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주제거든요. ‘프라이버시’는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당연한 가치가 됐지만 우리 모두는 서로를 지탱하는 공동체가 필요하니까요. 월든힐스 2단지 야마모토 리켄이 설계한 ‘요코하마 코야스 초등학교’에도 그의 철학이 보여요. 1873년에 개교한 이 학교는 주변 아파트 단지 건설로 학생 수가 늘어나고 건물 노후화로 재건축이 필요했어요. 리켄은 다른 초등학교에 비해 2배가 많은 약 1,300명의 학생을 수용해야 하고, 1km 이내의 2만 2천 명의 근린 거주자와의 관계 구축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했죠. 요코하마 코야스 초등학교 코야스 초등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 초등학교에서 볼 수 없는 4m 길이의 테라스예요. 여름에는 태양광을 차단하고, 겨울에는 햇빛을 깊숙이 받아들이는 디자인이죠. 비가 오는 날에도 환기가 편하고 테라스에서 아이들은 꽃을 가꾸는 활동을 하기도 해요. 운동회가 열리면 운동장은 야외극장이 되고 테라스는 어른들의 관람석이 되죠. 테라스 덕분에 교실은 밀폐된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이 됐어요. 교실이 확장되면서 학생들 간의 유연한 상호작용을 할 수도 있고요. 이곳의 또 다른 특징은 교실과 복도를 유리문으로 공간을 나눈 거예요. 벽이 아닌 전체 개폐가 가능한 유리문으로 복도와 교실을 확장해서 사용할 수 있어요. 유리문 바깥에는 또 하나의 나무 패널이 있어 빛을 차단하고,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죠. 복도가 전시공간이 되는 셈이에요. ‘공동체를 이어주는 건축’. 이것이 야마모토 리켄 건축의 핵심이에요. 1인 가구와 고령 가구가 급속히 늘어나는 등 앞으로의 건축에는 새로운 주거모델이 필요할 거예요. 야마모토 리켄의 건축을 보면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개인의 삶과 사회적 연결을 추구하고 있어요.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 사이의 경계를 지우고, 서로 연대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건축이죠. 야마모토 리켄은 시대가 당면한 문제들을 직시하고 건축에서 그 해법을 지속적으로 찾고 있는 것 같아요. 더 나은 삶을 설계하는 그의 철학이 비범해 보이지 않나요? 도시의 맥락 읽기, 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마음을 연결하는 집 / 야마모토 리켄 '세계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전 세계의 모든 장소가 균질화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듭니다. 지역사회권은 그곳에서의 삶을 장소의 특성과 함께 생각하자는 방법론입니다.' 저자는 가족이 해체되고 국가가 국민의 복지와 미래를 책임질 수 없는 오늘날에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해요. 500명 정도의 사람들이 단위를 이루어 집합주택에 거주하며 작은 경제권을 형성하고 서로 돕고 나누는 삶을 사는 '지역사회권'이 이 책의 핵심이죠. 야마모토 리켄의 철학을 좀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은 분들게 추천드릴게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www.riken-yamamoto.co.jp/index.html?lng=_Jpwww.pritzkerprize.com/data.shinkenchiku.online/articles/SK_2018_12_154-www.city.yokohama.lg.jp/business/bunyabetsu/kenchiku/kokyokenchiku/picture/picture/h30/koyasus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