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연주를 하듯이엘프필하모니 (Elbphilharmonie) ‘빌바오 효과’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랜드마크 건축물로 인해 도시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죠. 스페인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쇠퇴하던 공업도시를 전 세계인들에게 다시 주목하게 만든 건축물이거든요. 2017년에 생긴 독일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 콘서트홀도 ‘빌바오 효과’의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함부르크는 ‘세계 클래식의 중심’이라는 명예와 함께 꼭 여행해야 할 도시로 부상하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엘프 필하모니는 함부르크에 빌바오 효과를 일으킬 수 있었을까요? 엘프필하모니가 위치한 하펜시티(HafenCity)는 함부르크 엘베강 하류에 있는 섬이에요. 산업혁명 전까지 해상 교역과 무역 중심지였던 함부르크는 19세기부터 무역항의 위상이 흔들리면서 하펜시티 일대도 쇠락하게 되죠. 1997년부터 하펜시티는 도시 재생 사업에 들어가요. 이 프로젝트에 합류한 팀이 바로 스위스의 건축 사무소 ‘헤르조그&드 뫼롱(Herzog&de Meuron)’이에요. 테이트모던,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등으로 유명한 듀오 건축가가 운영하는 곳이죠. 엘프필하모니 공사는 난항에 난항을 거듭했어요. 항만 일대의 벽돌 창고들은 건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어서 헐 수 없었고요, 기존 창고 위로 새 건물을 올리자니 지반이 약해서 쉽지 않았죠. 공사비는 눈덩이처럼 불어 났고 공사기간은 계속 길어졌어요. 클래식 공연장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니 반대 여론도 거세졌고요. 비난과 우려가 쏟아지는 가운데 공사 10년 만인 2017년, 건물에는 ‘끝났다’라는 뜻의 독일어 ‘Fertig’라는 글자가 걸렸죠. Fertig = 끝났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엘프필하모니는 사람들을 얼어붙게 했어요. 붉은 벽돌 위에 ‘얼어붙은 파도’ 형상의 엘프는 그야말로 과거의 역사가 ‘크리스털 왕관’을 쓴 모습이었으니까요. 옛 벽돌 건물은 그대로 둔 채 콘서트홀을 품은 18층의 건물은 ‘과거와 현대’의 합을 보여주는 대담한 발상이었어요. 외관은 벽돌이지만 건물 내부에서는 벽돌의 흔적이 없어요. 지상에서 총 82m 길이의 곡선형 에스컬레이터를 타면 화이트 공간을 통과해서 바로 8층 테라스에 도착하거든요. 하단 공간은 상부를 받쳐주는 구조와 주차시설로 이용하고 있어요. 37m 높이의 ‘더 플라자’에서 엘베 강은 물론 함부르크 시내를 360도로 조망할 수 있어요. 82m 곡선형 에스컬레이터 전망대에서 보는 전경 엘프필하모니는 콘서트 홀뿐만 아니라 레지던시, 호텔, 레스토랑과 카페가 있어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엘프필하모니의 핵심은 콘서트홀이죠. 클래식 공연장은 ‘또 하나의 거대한 악기’라는 말이 있어요. 마이크와 스피커 등 확성장치를 쓰지 않고 소리의 울림을 그대로 객석에 전달하기 때문에 공연장의 음향 환경은 소리의 질을 좌우하죠. 엘프필하모니의 ‘그랜드 홀’은 음향설계의 일인자로 통하는 ‘도요타 야스히사’가 맡았다고 해요. 그랜드 홀 또 하나 특이한 점은 무대를 객석이 둘러싸고 있는 ‘빈야드(vineyard) 구조라는 점이에요. ‘베를린 필하모닉 홀’이 빈야드 홀의 대표주자죠. 2,1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운 빈야드 구조 덕분에 지휘자로부터 가장 먼 거리의 객석도 30m를 넘지 않아요. 빈야드 구조의 그랜드 홀 외에도 550석의 리사이트 홀과 음악 교육 시설인 ‘카이 스튜디오’도 있어요. 엘프 필하모니 지붕 엘프 필하모니 구조 독일 제2의 도시이자 브람스, 멘델스존 등 음악가들의 고향이기도 한 함부르크. 함부르크는 이제’엘프필하모니’라는 건축 자산을 가진 도시가 됐어요. 붉은 벽돌과 파도치는 듯한 푸른색 유리의 엘프필하모니는 함부르크의 랜드마크이자 스펙터클한 뷰를 제공하거든요. 마치 벽돌 위에서 파도들이 음악의 선율을 따라 요동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엘프의 모든 공연은 연속 매진을 기록하고 있고요, 클래식 마니아들에게는 방문하고 싶은 도시로 입소문이 나고 있죠. 방문객의 증가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엄청나고요. 대담한 콘서트홀 하나가 함부르크를 클래식의 중심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로 ‘엘프필하모니 효과’라는 말이 생기지는 않을까요? 도시의 맥락 읽기, 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히사이시 조 x 요로 다케시 <이웃집 토토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등 지브리 스튜디오의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히사이시 조'와 뇌과학의 대가 '요로 다케시'의 대담집이에요. 좋은 음악이란 무엇이고 인간은 왜 음악을 만드는지 두 거장이 나누는 대화를 듣다 보면 많은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거에요. ‘나는 예술가와 거리가 멀다’ 생각한다면 책 속의 이 말을 곱씹어보세요. '인생은 작품이고, 자신은 그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다.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auditorium.kr/2022/09/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0344125&memberNo=1912446&vType=VERTICALhttps://www.herzogdemeuron.com/projects/230-elbphilharmonie-hamburg/https://www.elbphilharmonie.de/en/https://www.hamburg-tourism.de/sehen-erleben/sehenswuerdigkeiten/elbphilharmon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