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의 아이콘에서 럭셔리 아이콘으로 Supreme 서울 지난 8월, 서울에 슈프림(Supreme) 공식 매장이 생겼어요. 7번째 글로벌 스토어에요. 홈그라운드인 미국을 포함해도 슈프림 매장은 전 세계에 16개밖에 되지 않아요. 거대한 팬덤에 비해 오프라인 숍의 수는 많지 않은 셈이죠. 한국의 슈프림 매장 위치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모여 있는 강남 도산공원 부근. 슈프림의 브랜드 포지션을 생각하면 타당하지만, 지금의 슈프림을 만든 브랜드 스피릿을 생각하면 당연하지만은 않아요. 슈프림에는 흥미로운 창업 스토리가 있거든요. 제임스 제비어(James Jebbia) 슈프림을 만든 제임스 제비어(James Jebbia)는 뉴욕의 스케이트보드 문화와 보더들의 반항적인 기질에 반했어요. 정작 스케이트보드를 탈 줄 몰랐던 제비어는 1994년, 뉴욕 소호의 라파예트 거리에 첫 매장을 열었어요. 하얀 벽과 높은 천장, 밝은 조명으로 스케이트 보드 매장에 대한 편견을 없앴죠. 보드를 타고 자유롭게 매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매장의 모든 턱을 없애고 평평한 나무바닥으로 만들었고요. 거칠고 반사회적인 그들의 문화를 전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뒷골목 스케이드보더를 매장 직원으로 채용하기도 했어요. 이곳이 스케이트 보더들의 아지트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어요. Supreme Brooklyn(브루클린) 이후 보더를 위한 패션과 액세서리 영역을 확장하게 됐고 스트리트 문화의 대표 브랜드로 부상했죠. 지금도 뉴욕의 브루클린 매장은 초기의 슈프림을 엿볼 수 있어요. 창고를 개조한 210m 높이의 벽돌 벽, 보더들이 퍼포먼스를 겨룰 수 있는 대형 스케이트 볼, 스케이트 보딩 영상이 플레이 되는 스크린이 있거든요. 제비어는 당시 뉴욕 스케이트보더들의 DNA를 슈프림에 가져오고자 했죠. 초기 슈프림의 행각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캘빈클라인 속옷 포스터에 슈프림 로고 스티커를 붙이거나, 루이비통의 모노그램을 의도적으로 도용하는 등 반항적이고 반사회적인 성향을 드러냈으니까요. 법적인 처벌을 받고 사회적인 이슈가 되었지만 슈프림의 악동 짓은 더 견고한 팬덤을 키우는 결과를 가져왔어요. 슈프림 x 루이비통(louisvuitton) 슈프림 x 제프쿤스(Jeff Koons) 슈프림 x 버버리(Burberry) 슈프림은 다양한 업종의 브랜드들과 ‘닥치는 대로’ 콜라보를 하면서 거인의 브랜드로 컸어요. 2017년 루이비통과의 콜라보는 슈프림을 ‘스트리트 패션의 루이비통’으로 만든 상징적인 사건이었죠. 무단 도용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바로 그 명품 브랜드와의 협업이었으니까요. 나이키, 버버리, 꼼데가르송뿐만 아니라 노스페이스, 제프쿤스 등 일련의 콜라보는 이슈를 몰고 다녔죠. 드롭 데이 ‘드롭(Drop)’이라는 슈프림의 판매방식은 팬들을 줄 세웠어요. 매주 목요일에 신상품을 내놓은 슈프림의 드롭 방식은 어떤 제품이 출시되는지 아무 정보도 없는 상태여도 슈프림의 팬들이라면 무조건 구매할 수밖에 없었죠. 지금 아니면 다시는 구할 수 없는 ‘한정 판매’ 형태였거든요. 똑같은 제품은 두 번 다시 내놓지 않으니까요. 슈프림의 ‘희소성 전략’은 물건을 되파는 ‘리셀’ 시장을 들썩이게 했어요.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재테크 수단이 될 정도로요. 슈프림 코리아 사실, 슈프림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잘 알고 있는 이야기예요. 1994년에 론칭해서 올해로 30년이 된 슈프림은 이처럼 드라마틱한 브랜드 스토리를 가지고 있죠. 기성사회를 공격하면서 반항적인 메시지를 거침없이 날리던 브랜드는 이제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 반열에 올랐어요. 스케이트 보더들을 ‘전사’로 내세웠던 슈프림의 보더는 ‘이미지’로 남아 있는 듯하고요. 도산공원 옆 화려한 슈프림 매장에 보더를 타고 들어갈 한국인은 없을 테니까요. 스케이트보드 문화를 여전히 슈프림의 브랜드 스피릿으로 이해하는 게 좋을지, 초창기로부터 멀어진 슈프림의 노스탤지어로 이해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네요. 슈프림의 행보를 계속 지켜보는 수밖에요. 도시의 맥락 읽기, 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믹스(Mix) - 안성은 슈프림과 루이비통의 파격적인 콜라보는 둘 다 이득이 됐죠. 슈프림은 럭셔리 브랜드의 포지션을 획득했고, 루이비통은 의외성으로 새로움을 얻었으니까요. 이 책은 올드와 뉴, A급과 B급, 세일즈맨과 디자이너 등 과감한 믹스 전략을 통해 새로운 카테고리를 선점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슈프림: supreme.comwww.gq.com/story/supreme-seoul-store-ope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