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의 건축물에는로컬의 이야기가 담긴다 일본 여행 할 때 패키지로 가게 되는 도시들이 있죠. 교토를 중심으로 오사카, 고베, 나라 등 간사이 지역의 도시들을 함께 여행하는 것처럼요. 사슴으로 유명한 나라현은 사실, 젊은 세대에게 ‘노잼 도시’ 일 수도 있어요. 거주 면적으로 따졌을 때 47개 현 중에서 가장 작은 도시 중 하나인 데다가 술집보다 사찰이 많은 도시거든요. 도다이지 나라현은 백제와 교류가 많았던 아스카 시대 수도였어요. 교토로 수도를 옮기기 전, 일본 최초의 수도였던 곳이죠. 세계에서 가장 큰 청동대불이 있는 '도다이지'를 비롯해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불교사찰인 '호류지'까지, 나라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건축물들이 많아요. 거대한 불교 사찰과 신사, 궁이 잘 보존되어 있는 나라현을 여행한다는 건 고대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죠. 이렇게 고색창연한 나라현에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 ‘넨도(nendo)’가 대형 복합공간을 만들었어요. 넨도는 제품부터 가구, 건축, 산업 디자인까지 창의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크리에이티브 회사에요. 나라현의 텐리시 광장에 지은 ‘코후훈(CoFuFun)’에서도 넨도의 발상력을 엿볼 수 있죠. 넨도는 나라현에서 무엇을 보았을까요? 넨도가 주목한 것은 1,600개의 고분이었어요. 나라현을 상징하는 고분이 현대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거죠. 놀이터(좌) / 테이블(우) 트램펄린 야외 스테이지 크고 작은 동그란 고분 형태를 여러 개 배치하여 모든 사람들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설계했어요. 광장이자 공원, 커뮤니티, 놀이터로 기능할 수 있도록요.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현지 정보를 얻기도 하고, 로컬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어요. 직장인들은 도시락을 들고 모이고, 자전거를 대여하기도 해요. 아이들은 트램펄린 위에서 뛰어놀고 어른들은 건강 놀이기구를 이용하기도 하고요. 동그란 고분형태는 내부에서 볼 때 계단이자 벤치, 스테이지가 되기도 하죠. 카페 레스토랑 코후훈은 과거의 유적으로 남아있는 고분이 아니라, 다양한 풍경이 펼쳐지는 현재형 고분인 셈이에요. 넨도가 의도한 것처럼 ‘가능성을 넓혀가는 공간’이 되어, 주기적으로 마켓이 열리기도 하고 공연 등 정기적인 이벤트가 열려서 이 모던한 공간의 용도를 한 마디로 단정 지을 수가 없죠. 코후훈은 ‘고분’과 ‘후훈(フフン)’이라는 일본어의 합성어에요. 후훈은 콧노래를 부를 때 내는 소리로, 콧노래를 부를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라는 의미를 갖고요. 영어로 '함께'를 의미하는 접두사 ‘co’에 즐겁다는 뜻의 ‘Fun’이 결합된 단어라, 해외 방문객들에게도 일본어와 같은 뉘앙스를 주죠. 코후훈은 모두를 위한 놀이터에요. 나라현이라는 로컬의 맥락에서 가장 로컬스러운 디자인을 찾은 넨도. 만약 이 코후훈이 고베나 오사카에 있다면 이만큼 로컬의 이야기를 가질 수 있었을까요? 로컬 브랜딩은 돋보이는 디자인이 아니라 맥락에 맞는 디자인으로 커진다는 것, 넨도와 코후훈에서 배우게 됩니다. 도시의 맥락 읽기, 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넨도, 디자인 이야기 / 사토 오오키 넨도(nendo)의 디자인을 보면 이 회사가 궁금해지죠. 어떻게 이렇게 신선한 발상을 할 수 있었는지, 어떤 프로세스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말이에요. 그 궁금증을 풀어줄 책 <넨도, 디자인 이야기>입니다. <넨도, 디자인 이야기>에서 넨도의 창업자인 사토 오오키는 10가지 발상법과 경영법을 소개하죠. '따분한 일상을 즐겨라', '70점짜리 아이디어를 많이, 빨리 만들어라' 등 아이디어 비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고정관념을 뒤집는 디자인, 매출 상승을 넘어 브랜드 정체성을 만드는 넨도의 디자인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이미지 출처:www.nendo.jpcofufun.comwww.ndc.co.jp/works/tenrishi-cofufun-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