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을 통과하면 하루키의 세계가 나온다 노벨문학상을 선정할 시기가 되면 매번 언급되는 작가가 있어요.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죠. 수년간 유력 후보로 거론되다가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으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모양입니다. 정작 하루키 자신은 ‘성가신 일’이라고 일축하죠. 미국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세금 액수, 과거 여자친구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노벨상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었고요. 하루키에게는 노벨상만큼 영예로운 팬덤이 있죠. 그를 흠모하는 팬들이 전 세계에 있으니까요. 그의 책은 말할 것도 없고, 꾸준하게 글 쓰고 꾸준히 달리는 단단한 라이프스타일까지도 멋지죠. 하루키는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9시부터 11시까지 집중해서 글을 쓴다고 해요. ‘영감은 성실한 삶에서 나오는 것’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죠. 지난 2021년, 하루키의 모교인 도쿄 와세다 대학교에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이 개관했어요. 하루키는 기자회견을 통해 40년 동안 모은 방대한 자료를 보관하고, 나중에 자료가 흩어지거나 분실될 상황을 피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죠. 이곳의 공식명칭은 ‘와세다 대학 국제 문학관’. 그러나 하루키가 기증한 집필자료들과 참고한 도서들, 전 세계 각국에 번역된 그의 책, 수만 장의 레코드 컬렉션까지 만날 수 있어서 대중에게는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으로 불리죠. ‘문학관’이나 ‘기념관’이 아니라 ‘도서관’으로 이름이 붙은 것은 하루키의 의사가 반영되어 있어요. 장소부터 이 공간의 기능까지 하루키가 적극 관여했거든요. 세계문학과 문화가 교류하는 개방적인 공간인 동시에 일상적인 공간이기를 원했던 거죠. 도서관 건립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자 하루키의 팬인 유니클로 회장이 도서관 건립 자금을 지원 하겠다고 나섰고, 일본 건축계의 거장이자 하루키와 친분이 두터운 ‘구마겐코’가 설계를 맡았죠. 구마겐코는 ‘하루키의 문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의 세계로부터 갑자기 다른 세계에 들어가 버리는 터널과 같다’라고 해석했고 그 세계관을 공간에 적용했죠. 건물 입구에 설치된 터널형태의 목재 조형물로부터 하루키 문학의 여정은 시작돼요. 계단 책장 내부로 들어서면 3개 층이 뚫려 있어 개방감 있는 풍경이 펼쳐지죠. 터널 형태의 구조물이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이어져 있고, ‘계단 책장(Stair Bookshelf)’의 좌측에는 하루키의 작품이, 우측에는 미래로 연결하고 싶은 세계문학작품이 있어요. 하루키의 서재를 재현한 공간 재즈바의 피아노 지하 1층에는 하루키의 서재를 그대로 재현한 공간과 라운지, 카페가 있고요. 라운지에 놓여있는 그랜드 피아노는 하루키가 소설가로 정식 데뷔하기 전, 자신이 직접 운영했던 그 시절 재즈바의 피아노라고 해요. 카페는 와세다 대학교 학생들이 운영하고, 하루키 작품에서 착안한 메뉴를 개발해 인기라고 합니다. 1층에는 오디오룸과 갤러리가 있어요. 재즈 애호가이자 재즈바 주인이었던 하루키가 지금까지 모은 LP컬렉션 중 일부를 기증했고, 갤러리에는 1979년 데뷔작부터 최신작, 희귀 초판본, 해외 번역본까지 기증했다고 해요. 이곳은 하루키 팬이라면 꼭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장소에요. 그가 들었던 음악을 듣고, 그의 서재에서 영감을 얻고, 그의 작품 세계를 새롭게 볼 수 있을 테니까요. 하루키 도서관이 있는 와세다 대학교는 도쿄의 중심에 있고 일반인들의 출입이 자유로워요. 그러니 누구라도 이 멋진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어요. 나무 터널을 통과하면 하루키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니 멋진 발상, 멋진 건축물 아닌가요? 도시의 맥락 읽기, 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Editor's Pick :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31살에 구상해 71살에 완성한 하루키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도회적 작가가 작정하고 '도시'이야기를 풀었을 거라 생각했지만, 읽어보니 제목의 세 단어 중 가장 중심이 되는 키워드는 '불확실'이었어요.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통해 현실과 가상세계, 본체와 부속물, 꿈과 실체, 몸과 그림자,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드는 경험을 해보세요. 3부까지 진행되는 벽돌책이긴 하지만, 하루키잖아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이미지 출처:https://book.asahi.com/article/144502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