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탐사 워크숍 #포르투갈2

도시탐사 워크숍 #포르투갈_2 포르투/리스본 2회 차 워크숍은 아줄레주 테마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포르투갈의 아줄레주 문화는 15세기부터 지금까지 진행형인 고유한 문화거든요. 아줄레주는 ‘광택이 나는 작은 돌’을 의미하는 이슬람어, ‘아줄라주아’에서 유래한 단어예요. 8세기부터 400년간 이베리아 반도를 지배했던 이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았죠. 포르투와 리스본에 가면 어디에 눈을 돌려도 아줄레주를 볼 수 있어요. 오래전 지어진 건축물부터 상업지구의 장식 타일까지 포르투갈은 아줄레주의 도시라고 할 수 있어요. 포르투에서 아줄레주 투어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상벤투역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으로 통하죠. 푸른색의 코발트 안료만을 사용한 아줄레주가 사방을 둘러싸고 있거든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포르투갈의 역사적 사건, 왕실 서사 등 거대한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어요. 천장의 노란색과 긴 타원형의 실내 장식까지 아줄레주를 빛나게 하는 요소죠. 노란 천장에 쓰인 MINHO라는 텍스트는 포르투갈의 민호지방을 뜻한다는 것을 워크숍 자리에서 알게 됐어요. 눈 밝은 A님의 질문으로 시작되어 발 빠른 B님의 검색으로 알게 됐어요. 민중들의 생활상을 묘사하고 있는 한 벽면은 민호지방의 풍경이라는 것까지도요. 관광객들은 상벤투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서성거리죠 그러나 포르투갈에는 아름다운 아줄레주가 넘쳐나요. 상벤투역 인근에 있는 알마스 성당은 시선 강탈이라 지나칠 수가 없어요. 길 건너에서 성당의 두 벽면에 걸쳐 그려진 타일 벽화를 바라보면 걸음은 일시 정지 상태가 되고 말죠. 성당 외부의 아줄레주는 가톨릭 성인들의 생애와 순교를 묘사하고 있어서 대중들에게 종교적 서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해요. 외부의 소박한 인상에 비하면 내부는 금빛의 화려한 인테리어를 품고 있어요. 포르투 대학 바로 부근에 있는 카르무 성당은 좁은 포르투 거리에서 압도적인 규모예요. 유심히 보면 두 개의 건물이 붙어있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웅장한 오른쪽 건물이 수도원, 키 작은 왼쪽 건물이 수녀원 건물이에요. 그 사이에 1.5미터 폭의 숨겨진 집이 있어요. 당시 수도사와 수녀가 붙어있는 것을 엄격히 금했던 규율에 따라 만들어졌어요. 수도원의 외벽에도 코발트 빛의 아줄레주를 볼 수 있어요. 수도회의 성립 배경과 종교적인 이야기를 풀어낸 아줄레주 벽화예요. 우리는 리스본 근교에 있는 신트라로 옮겨갔어요. 멀리서도 보이는 거대한 원뿔형의 굴뚝 두 개가 신트라 국립 궁전의 상징이에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죠. 이 궁전에는 3개의 테마 방이 있어요. 백조의 방에 들어가면 천장 위로 백조들이 유영하는 아름다운 아줄레주 장식을 볼 수 있어요. 까치의 방은 당시 시녀들의 숫자만큼 까치 패턴의 아줄레주를 볼 수 있고요. 말 많은 시녀들을 입단속하기 위한 장식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요. 문장의 방은 가문의 역사를 기록한 방이라 가장 화려하고요. 테마의 방 외에도 방에서 방으로 연결되는 복도와 벽의 장식도 모두 아름다운 색감의 아줄레주로 장식되어 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이런 색감, 자유로운 색의 배합을 보면서 우리는 얼마나 색에 열려 있는지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어요. 태어나자마자 이렇게 밝고 다양하고 색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훨씬 색에 열려 있지 않을까요. 그에 비하면 우리는 색에 너무 보수적인 것은 아닌지, 무채색 안에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됐죠. 리스본에 있는 국립아줄레주 박물관에 가면 이 나라의 아줄레주 역사를 볼 수 있어요. 아주 자세히, 아주 방대한 양으로요. 초기에 아줄레주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제작과정을 보면 신기해요. 옛날 사람들의 지혜도 생각하게 되고요. 흙을 평평하게 만든 다음 사각형규격대로 자르고 구워서 그 위에 얇은 종이를 덮고 원하는 그림을 뾰족한 도구로 점을 찍어 표현해요. 점을 따라 다양한 색의 안료를 일일이 바르는 것으로 하나의 타일 공예가 완성되죠. 모든 것이 사람의 손에서 태어났던 시절에는 벽 하나를 채우는 것이 얼마나 대작업이었을지 짐작이 되지 않나요? 15세기의 아줄레주부터 현대 컨템포러리 아줄레주 작품까지 따라갈 수 있는 곳이에요. 1775년 대화재가 일어나기 전, 리스본의 풍경을 묘사한 23미터 파노라마 작품을 볼 수 있는 것도 이곳이 내세우는 장점이에요. 또 하나, 이 박물관 안에는 화려한 성당이 있어요. 계단을 오르기 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풍경이 몇 계단 위에 올라서자마자 놀라운 풍경이 펼쳐져요. 높은 천장, 제단, 기둥, 규모 그리고 금빛. 모든 것이 화려함의 극치예요. 유현준 교수가 말하는 놀라운 ‘시퀀스’를 경험할 수 있는 성당이에요. 출구 쪽에는 식당이 있는데요, 궁전에서 공수한 아줄레주가 재미있는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요. 고기 덩어리, 생선 등 식자재들을 그린 코발트블루 아줄레주거든요. 아줄레주 타일 가게는 많지만 희귀한 아줄레주를 볼 수 있는 곳들이 있어요. Band of Material이라는 작은 뮤지엄은 오래된 건축에서 떨어져 나온 아줄레주를 보관하는 곳이에요. 오래된 건축을 복원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고요. ‘도둑시장’이라는 이름의 플리마켓에서도 희귀한 아줄레주를 찾는 재미를 경험할 수 있어요.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아줄레주에서도 반짝이는 조각 하나를 발견할 수도 있고, 패턴으로 구성한 곳에서는 한 세트를 그대로 가져오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기도 하고요. 과거로부터 유래된 아줄레주는 여전히 다양한 형태로 쓰이고 있어요. 더운 나라, 더운 도시에서 타일은 습기도 방지하고 단열 역할도 하는 기능성 건축 자재죠. 대화재 이후 폼발 후작의 빠른 도시 재건으로 리스본은 규격화된 타일로 미적 통일을 이루었어요. 엄청난 재앙 후에 당연한 대처였을지도요. 현지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타일은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테니까요. 포르투갈의 아줄레주는 나라에 부가 쌓이던 대항해 시대, 마누엘 1세가 스페인의 그라나다에 있는 알함브라 궁전의 아줄레주에 감탄한 후 포르투갈에 유입했다고 해요. 그라나다, 세비야 등의 궁전 장식은 그야말로 화려함의 향연이니까요. 재미있는 점 하나. 포르투갈은 서사를 담은 회화적 표현으로 아줄레주가 발달했다면 스페인은 기하학 패턴의 화려한 색깔, 그림과 그림 사이를 하얀 선으로 구분한 패턴으로 발달했다는 점이에요. 추운 나라에서는 내장재로 타일을 쓰지 않는데 반해 네덜란드에서는 예외적으로 코발트블루의 델프트 타일을 볼 수 있어요. 이슬람의 영향이 아니라 네덜란드가 동아시아 해상무역을 장악하던 당시, 중국 청화백자의 영향을 받은 거예요.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아줄레주를 만나보고 마무리할까 합니다. 두 곳이에요. 구마켄고가 설계한 굴벤키안의 긴 처마 아줄레주. 포르투의 뜨거운 햇빛에 반사되어 멀리서 보면 유려한 곡선의 반짝이는 지붕으로 보이죠. 가까이서 보면 곡선과 기둥, 나무와 타일의 조화에 입이 벌어지고요. 일본의 툇마루에서 영감을 받고, 포르투갈의 기후와 건축자재를 적용한 건축물이에요. 구마켄고의 자연주의 건축미학을 볼 수 있죠. 또 다른 곳은 maat(Museum of art, architecture and technology)라는 뮤지엄이에요. 3D 타일을 곡선으로 연결하여 뜨거운 햇빛은 반사하고 아방가르드한 분위기를 만드는 곳이에요. 바다처럼 넓은 강의 일렁이는 윤슬과 지붕의 반짝이는 타일이 환상적인 뷰를 만들고 있죠. 어떤가요, 포르투갈을 아줄레주 테마로 탐사해도 꽤 재미있지 않나요? 마블로켓매거진 포르투갈 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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