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위에 세운 리스본의 정체성 주황빛 테라코타 지붕들을 리스본의 풍경으로 인식하고 있다면, 이 건물은 리스본을 새롭게 보게 하죠. 대항해 시대를 주도했던 포르투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뮤지엄. 이번 주는 MAAT(Museum of Art, Architecture and Technology)를 리서치했어요. 테주 강변의 ‘매트’는 독특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어요. 파도를 닮은 유려한 곡선의 거대한 건물이거든요. 예술, 건축, 기술을 아우르는 박물관으로 현대적인 건축미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리스본을 상징하죠. ⒸMAAT 사실, ‘매트’가 생기기 전까지 벨렝 지구의 테주 강변은 시민들에게 친화적인 지역은 아니었어요. 조선소를 비롯한 산업 시설이 밀집한 공간이었고, 철도와 도로가 삭막하게 뻗어 있어서 강변은 ‘노동의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어요. 전환점은 1998년 리스본 엑스포였어요. ‘해양의 미래’를 주제로 한 엑스포는 버려진 철도 차량기지와 항만 창고가 새롭게 단장하는 계기가 됐어요. 도시의 정체성도 재정비했고요. 이후 강변은 산책로와 공원이 되어 시민들에게 개방되었어요. 이런 사회적 분위기 속에 탄생한 것이 바로 매트예요. 이곳을 설계한 영국 건축사무소 AL_A는 ‘박물관=전시공간’이라는 좁은 의미의 정의를 넘어 강변의 접근성을 높이고, 테주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공공 인프라로 확장시켰죠. 건물 외벽을 채운 1만 5천 장의 하얀 타일은 햇빛과 강물의 반사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표정을 지으며, 포르투갈의 전통 도자기 장식인 ‘아줄레주'(azulejo)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요. 옥상 ⒸMAAT 도시와 강변을 이어주는 옥상 다리 ⒸAL_A 매트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산업유산인 중앙 발전소(Tejo Power Station), 2016년에 완공된 곡선형의 신관, 그리고 강변 공원입니다. 매트를 운영하는 주체는 포르투갈 최대의 에너지 기업 ‘EDP’ 재단이에요. EDP가 소유한 중앙 발전소는 1972년 가동을 멈춘 뒤 오랫동안 유휴 공간으로 남아 있다가 1990년대 이후 ‘전기 박물관’으로 탈바꿈했고, 지금은 매트의 한 축을 이루고 있어요. 이곳에서는 발전소 투어와 함께 상설전시 ‘에너지의 역사’가 열리며, 기후 위기와 지속가능성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실제로 EDP는 세계적인 풍력 발전 기업으로, 2023년 기준 포르투갈의 전체 전력 소비의 61%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있요. 중앙 발전소 ⒸMAAT 중앙 발전소 ⒸMAAT 신관에서는 동시대 예술과 실험적 작품에 초점을 맞춘 기획전이 열려요. 설치미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대규모 퍼포먼스 등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가 전시되죠. 신관 내부 ⒸAL_A 매트는 예술이라는 소프트웨어로 사람들을 모으고, 건축이라는 하드웨어로 도시와 강변을 연결하며, 기술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시하고 있어요. 대항해 시대의 역동성을 표현한 이곳이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새로운 시대의 랜드마크인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AL_A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포르투갈은 블루다 / 조용준 포르투갈의 지하철, 성당 등 도시 곳곳에는 푸른색의 '아줄레주'를 쉽게 볼 수 있어요. 아랍어에서 유래한 아줄레주는 '윤이 나는 돌'이라는 뜻으로 이슬람문화의 영향을 받은 장식 문화에요. 대항해시대 막대한 부를 쌓았던 영광을 지나 쇠퇴의 길로 접어든 시간까지, 저자는 아줄레주에 담긴 그림과 문양을 통해 포르투갈의 역사를 소개하고 있어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www.ala.uk.com/selected-projects/maat/www.tripadviso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