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tohata 관점만큼은 사람의 영역이다 예술과 테크놀로지의 융합으로 미디어 아트의 영역은 무한히 확장하고 있어요. 3D 영상이 평면의 디스플레이에서 튀어나올 듯 보여도 이제 놀라지는 않아요. AI가 진화할수록 입체감과 몰입감은 더 커지겠지만 사람의 감각기관은 결국 적응하겠죠. 그렇다면 끝까지 사람을 놀라게 하고 감동시키는 것은 미디어 아트로 발신하고자 하는 것, 미디어 아트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아티스트의 관점이 아닐까요? ‘관점만큼은 사람의 영역이구나’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전시를 소개해 드릴게요. Ⓒhitohata 최근 일본에서 주목받는 미디어 아트 집단이 있어요. 이름은 히토하타(一旗). 하나의 깃발이라는 뜻이에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이름이죠. 히토하타는 2019년 나고야에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일본 문화와 지역의 정체성을 미디어 아트로 알리고 있어요. 일본 신화 속 요괴를 주제로 한 아트 뮤지컬,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고전 소설 ‘겐지이야기’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 지역의 고대 성에서 펼쳐진 디지털 아트 등 일본 전통에 기반한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어요. Ⓒhitohata Ⓒhitohata 특히, 최근에 도쿄 ‘테라다 창고’에서 열린 ‘움직이는 우키요에 전’은 큰 호응을 받았어요. 이 이야기에 집중해 볼게요. ‘우키요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그림이에요. ‘우키요’는 일본어로 속세, ‘에’는 그림을 뜻해요. 우키요에는 일본 에도시대에 서민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목판화를 말해요. 당시의 풍경, 풍습, 미인 등을 정교한 판화로 제작해서 색채를 입혀 대량으로 찍어냈어요. Ⓒhitohata ‘가츠시카 호쿠사이’는 대표적인 우키요에 화가죠. 그는 풍경화, 정물화, 풍속화 등 3만 점 이상의 우키요에를 남겼는데, 그중에서도 ‘가나가와의 거대한 파도’는 일본 문화를 상징하는 작품이에요. 클로드 모네, 빈센트 반 고흐는 호쿠사이에 영향을 받은 인상파 화가로 유명하고요. 우키요에 작가 중에는 지금까지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사람이 있어요. 이름보다 그림으로 훨씬 유명하죠. ‘가부키’는 에도시대 최고의 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는데, 가부키 배우들만 그린 작가가 있어요. 도슈사이 샤라쿠. 10개월간 140여 점의 작품을 남기고 감쪽같이 자취를 감추었어요. 이름이 진짜 샤라쿠였는지조차, 누군가의 예명은 아닌지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어요. 히토하타가 기획하고 제작한 ‘움직이는 우키요에’는 9개 공간에 걸쳐 우키요에를 몰입형의 디지털 아트로 전개했어요. 호쿠사이의 ‘거대한 파도’는 보는 사람을 덮칠 듯 끊임없이 밀려오고, 흩날리는 벚꽃은 관람객들을 초현실적인 시공간으로 데려가요. 또 다른 공간에서는 사나운 용이 바닥에서 불을 뿜고, 사방에서 무사들이 칼로 상대를 겨누며 관람객들을 전쟁 신(scene)으로 몰입시키죠. 그리고 큰 얼굴에 익살스럽고 개성 넘치는 표정의 가부키 배우들이 차례로 등장하고요. Ⓒhitohata Ⓒhitohata Ⓒhitohata Ⓒhitohata Ⓒhitohata 히토하타의 ‘움직이는 우키요에’는 나고야를 시작으로 밀라노, 가고시마, 도쿄를 거쳐 후쿠오카로 순회 전시에 들어가요. 미디어 아트의 후발주자이지만 자신만의 깃발을 들고 전통을 내세우는 히토하타의 행보를 주목하게 되는 이유예요. 미디어 아트는 한동안 미술계에서 화제를 일으킬 거예요. 그러나 기술과 아트를 융합시키는 것도 사람이고, 아트의 관점에서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기술과 아트의 경계를 블러(blur)시키며 새로운 장르를 창출하는 것도 사람의 역할일 거예요. 17세기부터 ‘평면’에 봉인되어 있던 우키요에에 생명력을 부여하고자 한 히토하타의 관점이 이 전시의 핵심인 것처럼요.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자포니슴 / 마부치 아키코 저 보통 자포니즘(Japonism)으로 표기하는 이 용어는 19세기 유럽에 퍼졌던 일본 예술과 디자인의 영향력을 말해요. 특히 프랑스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기 때문에 제목처럼 ‘자포니슴’(Japonisme)으로 표기하기도 해요. 자포니슴의 중심에 우키요에가 있었어요. 일본과 서구의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우키요에는 자연스럽게 유럽으로 흘러 들어갔고, 우키요에의 고유한 구도와 색감은 유럽의 예술가들의 관심을 끌었어요. 이 책은 우키요에를 매개로 한 예술의 교류에 대해 조금 더 깊은 이해를 도와줄 거예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hitohata.jp/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