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canoo 모르는 도시도 가고 싶게 만드는 것 가보지 않은 도시를 친근하게 만드는 건 그 도시의 랜드마크 덕분일지도 몰라요. ‘오페라 하우스’를 아는 것만으로 시드니를 아는 것 같은 기분, ‘테이트 모던’ 미술관을 아는 것만으로도 런던과 가까워진 기분이 드니까요. 네덜란드의 남부 도시, ‘틸뷔르흐’(Tilburg)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로 1시간 거리의 작은 도시니까요. 아주 오래전 양모 산업으로 발달했지만, 지금은 틸뷔르흐 대학으로 유명하죠. 규모가 작지만 경제학만큼은 유럽 최고로 통하는 대학이거든요. 이번 주 어반리서치에서 소개하고 싶은 곳은 틸뷔르흐에 있는 ‘로칼 도서관'(LocHal)이에요. 네덜란드에 가게 되면 꼭 한 번 방문하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도서관이죠. Ⓒmecanoo 로칼 도서관은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이 아니라 기관차를 뜻하는 ‘Locomotive’와 ‘Hall’이 결합된 단어예요. Locomotive에 이 공간에 대한 단서가 있죠. 로칼 도서관은 기관차 정비소였던 곳이에요. 양모를 비롯한 섬유산업이 쇠퇴하면서 도시가 쇠락하기 시작했고, 철도 정비소는 폐기될 운명에 처했죠. 오랜 세월이 지난 후, 기관차 정비소였던 공간은 네덜란드의 유명한 건축 사무소와 디자인 스튜디오의 리모델링을 거쳐 2019년에 새로운 공간으로 태어났어요. 공간의 환생에 가까울 정도로요. Ⓒmecanoo Ⓒmecanoo 로칼 도서관은 구석구석 볼거리가 많지만 세 가지로 요약해 볼 게요. 첫째는 역사적 유산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이에요. 전체적으로 공장의 원형을 유지하고 있어서 강철 기둥인 H빔과 철골 구조물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요. 심지어 1층의 커다란 나무 테이블을 보면 테이블 다리가 기차 바퀴로 되어 있죠. 모양만 바퀴인 것이 아니라 테이블끼리 연결하거나 위치를 이동할 수도 있어요. 공간 구조를 바꿀 수 있는 실용적인 디자인인 셈이죠. Ⓒmecanoo Ⓒmecanoo 천장에서 내려오는 패브릭 스크린도 공간에 변화를 주는 역할을 해요. 천장의 레일을 따라 패브릭을 펼치거나 닫을 수 있거든요. 섬유산업이 발달했던 도시의 역사를 패브릭 스크린으로 상징했다고 볼 수 있어요. Ⓒmecanoo 로칼 도서관의 두 번째 특징은 네덜란드 특유의 밝고 유쾌한 색감이에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로만 전개했다면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가 감돌았을 거예요. 여기에 레드, 오렌지, 블루 등의 명도 높은 컬러를 적절히 활용해서 유쾌하지만 유치하지 않은 감각을 공간에 입혔어요. 특히 어린이 도서관은 거인의 도서관에 온 것처럼 큰 색연필 책꽂이와 주사위 의자, 커다란 동화책 조형물로 구성되어 있어요. 보는 순간 아이들의 눈도 덩달아 커지겠죠. 네덜란드의 유명한 테마파크, ‘에프텔링’(Efteling)의 연장선에 있는 도서관 같아요. Ⓒmecanoo Ⓒmecanoo 로칼 도서관의 세 번째 특징은 역사적 유산에 머물지 않고 미래지향적인 혁신성이에요.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로칼 도서관 안에는 디지털 랩, 퓨처 랩, 게임 랩 등 누구나 체험해 볼 수 있는 혁신적인 시설들을 갖추고 있어요. 지식의 확장과 경험의 공유가 이루어지는 현장이죠. 방마다 차별화된 밝은 색의 인테리어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감을 주고요. Ⓒmecanoo Ⓒmecanoo 네덜란드는 멀죠. 틸뷔르흐는 듣도 보도 못한 도시였고요. 그러나 산업유산을 살리면서 힙하게 변신한 로칼 도서관 덕분에 탈부르흐와 연결고리가 생긴 것 같지 않나요? 이것이야말로 도시 브랜딩이자 좋은 건축의 영향력인 것 같아요. Ⓒmecanoo 도시의 맥락 읽기,마블로켓 어반 리서치 우리가 본 것 / 하나 베르부츠 저 네덜란드에서 65만 부 이상 판매된 화제의 소설을 소개해 드릴게요. 유튜브를 비롯해 소셜 미디어의 유해 콘텐츠를 검토하고 삭제하는 직업에 관한 이야기예요. ‘온라인 청소‘를 하는 이들은 매일 선정적인 장면들을 접하며 정신적, 감정적 어려움을 겪어요. 우울증과 편집증에 빠진 그들의 일상은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되고요. 이 책은 우리가 외면해왔던 미디어의 어두운 부분을 정면으로 다루는 다큐멘터리 같아요. 점점 객관적 판단과 이성적 사고가 마비되어 가는 콘텐츠 감수자들의 이야기는 결국 우리 모두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고요. 카카오톡 친구추가로 매주 목요일 노트를 받아보세요!https://pf.kakao.com/_xfQxbpxj/friend 레퍼런스&이미지 출처:https://www.mecanoo.nl/Projects/project/221/LocHal-Public-Library?d=0&t=0